갑진 2024 시월도 네 밤만 자면 끝이다.
막날에 형제자매들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시월이 다 가기 전에 제주도와 춤추자도 이야기를 풀자.
제주도는 아직까지는 한달 살이는 물론, 살고 싶지는 않은데(은퇴자들의 꿈이라길래), 제주를 좋아한다.
어떤 점이 좋을까...생각해 봤더니,
한라산이 좋고, 오름이 좋고, 차 많이 안 타면서 걸을 수 있는데 풍경까지 좋은 곳이라, 좋아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1년에 서너 번을 오고가면, 좋아해야 그럴 수 있쥬?
(몇 번을 말했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곳은 없는 것 같소.)
지난 주 제주행의 주요 목적은 크게는 추자도, 우도, 차귀도 가는 것. 그라고, 한라산을 오르진 못해도 보고라도 오자(어승생악), 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는데,
10살 위인 둘째 번개성이, 막둥이랑 같이 가고 싶다기에, 그렇게 70 & 60의 아리따운 두 여자가 제주를 접수하러 gogo~
추자도는 지난 4월 제주여행 때 가고 싶었는데 오후 배편밖에 없어서 불가.
5월 진도로 떠났던 자매 여행 때 가려고 했는데 풍랑으로 불가.
삼시 세판이랬는데, 이번엔 꼭 가자.
계속 제주 날씨 보니까, 비 소식이 오락가락.
숙박, 차량 등의 베이스는 미리 준비하는 편인 내가 떠나는 날까지 일기예보 땜시 아무 것도 예약하지 않고, 새벽 비행기 타러 공항에 가서 뱅기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일기예보 확인하고, 그날 오후 배로 입도하기로 마음 먹고, 추자도 민박, 자동차 예약까지만 진행.
김포에서 도착한(예매한 뱅기 놓쳐서 그 다음 뱅기로 옴) 번개성 손잡고 차 찾아 오전에 가볼 오름 두 곳 다녀왔다.
사라봉 오름과 민오름.
사라봉 오름은 사람들이 많았고 거의 모든 길이 포장되어 있어 재미가 없었다. 날씨가 좀 흐려 시내 보는 맛도 별로였고, 얼릉 민오름으로 향해서 갔는데, 그곳은 사람도 없고 길도 흙과 야자수 매트 깔려 있어 편안하고 좋았다.
조용한 것이 동네 산 오른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져 좋았다.
이날 오전, 둘이 껌뻑 넘어간 것은 점심 먹는 식당이었는데, 예전에는 먹을 곳 찾을 때 주로 티맵에서 맛집 찾아 갔는데, 작년부터는 네이버 지도를 애용하게 되었다. 요즘은 나도 영수증 받아서 열심히 후기 올리고 있고.
믿을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거의 90% 이상 만족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찾은 식당이 '앞뱅디' 식당.
언니 칭찬 엄청 받음.
멜국(멸치국)이라는 것과 제주 토속 육계장, 그리고 고등어 구이를 시켰는데, 세상에나...멜국은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다. 고사리인지 고비가 가득 들어간 육계장은 좀 걸죽한 편이라 나보다는 언니가 더 좋아했고. 다른 메뉴도 먹고 싶었는데 배가 불러서 다음을 기약했다. 제주를 떠나기 전 꼭 한번 더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일요일 저녁 때 먹으러 갔더니...세상에 일요일은 2시까지만 하고 닫아뿟어요. 흑흑.
마지막 날 차귀도 가는 바람에 시간이 빠듯해 못 가고, 제주 가면 제일 먼저 먹고 싶은 곳이 쪼~~기래요.
해상 기상 변화로 4시 20분 배가 1시간 일찍 출항한다는 문자는 하루 전에 받았고, 둘이서 신나하며 갔는데 파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크게 느끼지 못했다. 대신 둘 다 큰 캐리어를 들고 계단이 있는 배를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고, 휴~ 힘들었슈. 근디, 추자도민들 어찌나 친절하신지, 언니랑 둘이 얘기하는 민박 가는 거 들으시고, 여기 저기서 설명해주시고, 버스 타는 법, 버스 놓치면 거기까지 태워다 주신다는 등, 참말로 친절했어라~(누구 할 것 없이 우리가 만난 분들은 다 친절했슈)
드디어 추자도 민박집까지 무사 도착.
(상추자항에서 천천히 걸어도 10분 거리인데, 이런저런 사정을 모르는 우리는 버스 타고 갔고, 바로 내림)
항구 주변을 다니며 구경하고 저녁 식사를 하는데(민박집 식당 이용), 음식도 맛깔나고 쥔장도 친절하고, 방도 넓직하고,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상태로 일찍 잠들었쥬. 내일을 위해서.
나발론 하늘길아, 기달려유~~
아침 성찬을 먹고, 다른 자매들 맛보여줄 조기 주문하고 쥔장과 아쉬운 이별 나누고 길을 나섰다.
비가 조금씩 내려 우비를 입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블랑 하나와 이온음료수를 사서 하늘길 찾아 갔다.
하늘길을 멀리서 조망하는 곳에 오르니, 세상에나...감탄만 나왔다.
삼시세판만에, 추자행 꿈을 이렇게 이뤘어요.
추자도 가서 춤, 실컨 추고 왔슈~
아름다운 풍경, 맛난 음식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추자도 사람들에게 반~~~하고 왔답니다. 따뜻한 봄날, 한 3박 4일 여정으로 다시 가자고, 언니와 약속했지라~
덧붙임: 다녀오고 보니, 요즘 TV에 추자도가 나와서 인기라 하데요? 티비가 없어서 그간의 사정은 몰랐지만, 티비 한번 타면 사람들 우루르 몰릴텐데....청정 추자가 유지 되길 바라고요, 제주 이야기는 일단은 여기까지만~^^ 자는 시간 지났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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