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고, 나는 일찍 천명했었다.
독서는 매일매일 해도 즐겁고, 특히 추운 겨울밤에 늦도록 읽는 책의 맛이란~
봄과 가을은 길 떠나기에 좋은 날이다.
집에 있기에는 많이 아까운~
자연에서 나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그러면서 나를 淨化하고 치유하는 시간.
나에게 여행은 그렇다.
그 시월의 여정을 풀어보자.
육남매 가운데 막내의 안내로 길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언니들과 시월 첫 날을 함께했다.
홀수달은 대구, 김천, 성주에 사는 세 자매가 모이고
짝수달은 김포 사는 언니까지 합류해서 얼굴 보기로 하자고 정해놓은 터.(큰언니는 잘 안간다.)
다리가 아파 어렵다며 당일 연락온 큰언니는 결석, 출발지인 Dhammavana로 오신 언니들을 모시고 함양으로 달렸다.
언제나 운전은 막둥이 몫. 즐겁고 보람찬 시간~
여행지결정도 항상 막내 몫. 언니들은 막내의 결정에 언제나 오케바리, 앤드 땡큐베리망치~
막내를 믿는 마음도 있지만, 다녀보니
역시 막내의 여행지 선택 안목이 출중하다는 것을 인정, 하여 사족 붙이지 않는 것이 자매님들의 불문률.
咸陽이 오늘의 메인이다.
지명이 가진 뜻처럼 볕이 가득하여 살기 좋은 곳(같은)인 함양을 나는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곳은 없는 듯하다.)
쨌든, 시월 여행의 첫 번째는 함양 상림공원이다.
종씨인 최치원선생께서 홍수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 조림 숲.
천년이 넘은 울창한 나무숲에 반하고, 예쁜 꽃에 감탄한 우리 언니들~
꽃무릇이 조금씩 지긴 했지만 마구마구 감탄~
내가 좋아하는 곳에 언니들을 모시고 오면, 역시나 좋아하는 우리 언니들과 폼 잡고 찰~칵~
인근에서 맛난 아구찜으로 점심 거하게 먹고, 다음 코스인 오도산 전망대로 향~~하는데, 흐려지기 시작한 하늘.
그래도 고고씽~
계획 잡을 땐 감악산 아스타 꽃을 보러 가려고 했지만....9월에 벗 여여랑 먼저 가 본 그곳은 대상지에서 탈락.
2021년 10월, 꽃이 없을 때 올랐던 그 감악산이 아니었더라는~
아스타 국화는, 개개의 꽃은 참 예쁘고 색도 내가 좋아하는 보라였는데, 무더기로 핀 아스타 꽃은 마치 물감 뿌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 노~노~노~~(아스타 국화 보다는 쑥부쟁이가 훨~~~씬 예쁨. 내 눈에는.)
대신에,
9월 초에 혼자 갔었던 오도산 전망대에 언니들을 모시고 갔다. 임도 산길 오르는데, 평일에는 안 만났던 교행 차들을 만나서, 고생 좀 했었고. 차로 올라갈 수 있어 편하게 정상 밟는 수훨함도 있다.
그때(9월 5일) 담았던 오도산과 오도산에서 바라본 합천호.
언니들과 갈 때 비가 조금씩 내렸는데, 산 정상에 오르니 구름이 잔뜩 끼었고 바람따라 구름이 오고가던 풍경이 요랬다는~
그래도 언니들과 좋아서~~ 하하호호 즐겁게 보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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